한때 조기교육이 열풍이 분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관련 학계에서 조기교육의 부작용에 대해 많은 지적이 되고 있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차별 주입하는 선행학습은 효과도 떨어질 뿐 아니라 아이의 뇌를 지치게 만든다고 합니다. 모든 배움에는 '때'가 있게 마련이며 그 '때'는 아이마다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해요. 부모의 몫은 아이가 주변의 자극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 그 '적기'를 민감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조기교육보다 적기교육이 중요합니다
학령기 이전 아이들에게 일정한 커리큘럼에 따른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 조기교육이라면 적기교육은 아이의 특성과 호기심을 파악해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는 교육을 하는 것이에요. 한동안 무분별한 조기교육이 우리나라 유아교육계를 휩쓸었고 지금도 적잖은 선행학습과 조기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6월 육아정책연구소가 전국 2519가구의 만 5세 이하 영유아 36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가 학습지를 풀고 10% 정도가 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학습 능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선행학습을 하면 아이의 뇌에 과부하가 걸려 오히려 학습 효과는 저하된다고 합니다. 아직 두뇌 신경회로의 수초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과도한 학습으로 인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고 뇌는 급속히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하네요. 코르티솔 호르몬은 신경세포 뉴런을 죽이며 해마의 기능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교육을 받은 아이는 '도전은 나에게 어려운 것', '학습은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인식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한글 배우기
만 3세 무렵은 종합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동시에 정서적인 기초를 다지는 시기라고 합니다. 대인관계를 통한 학습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영유아의 초기 어휘 습득 과정을 살펴볼 때 일반적으로 한국 아이들은 생후 17개월 무렵 50여 개 단어를 말할 수 있고, 20개월 무렵에는 100개의 단어를 습득한다고 합니다. 24개월 무렵에는 어휘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매일 3~4개의 새로운 어휘를 익히게 된다고 하네요. 보통 한글교육은 아이가 쓸 수 있는 단어 수가 최소 50~100개 정도일 때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이의 인지 발달 능력을 고려한다면 좀 더 본격적인 한글교육은 그림책 속 글자에 호기심을 갖고 어느 정도 인지 발달이 이루어지는 3세 이후에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언어 발달 능력은 개인차가 큽니다. 부모가 조급한 마음을 가지면 오히려 아이가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하는게 좋습니다. 책 속 줄거리를 이해하고,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을 충분히 이해하거나, 그림책을 읽어줄 때 이야기를 들으며 그림만 보던 아이가 "이건 무슨 글자야?" 하고 물으며 관심을 갖는다면 슬슬 한글교육을 시작해 볼 때입니다.. 일정한 문장이 반복되는 동시나 동요를 자주 읽어주면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개인차는 있지만 만 5세 무렵에는 ㄱ, ㄴ, ㄷ을 시작으로 문자 교육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만 5세 무렵이면 학교가기전 6~7세에 배우면 좀더 빨리 잘 습득할 있겠네요.
피아노 배우기
피아노는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발달시키는 악기로 소근육 발달은 물론 표현력을 향상시키며 아이의 정서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피아노는 바이올린처럼 음을 만들어내는 악기가 아니며, 작은 힘으로도 어느 정도 연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배울 수 있다고 해요.
손가락 근육이 어느 정도 완성되고 음악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는 5~6세 이후면 피아노를 배울 수 있는 적당한 시기로 본다고 합니다. 단, 충분한 듣기 연습과 악보 읽기 또한 중요하므로 보다 효율적으로 익히고 싶다면 인지적 이론 습득이 가능해지는 7~8세를 권장하기도 합니다. 4세 이전 아이라면 특정 악기를 익히기보다 노래와 율동을 통해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발레
발레는 근육과 골반의 유연성을 키워 신체를 균형감있게 잡아준다고 해서 어릴때 많이들 배우는데요. 또한 스트레칭 등 다양한 동작을 통해 성장판을 자극해 키 성장에도 도움을 주어 부모들이 선호하는 예능교육이라고 합니다. 단, 발레의 다양한 동작을 소화하려면 적어도 7세는 되어야 한다고 해요. 아이들은 고관절이 아직 제자리를 잡지 않은 상태라 고난이도의 자세를 취할 경우 뼈와 근육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인데요.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3~5세 유아 대상의 발레 강좌가 개설되어 있는데 이 강좌들 역시 테크닉을 요구하기보다는 바른 자세를 익히고 온몸을 늘이는 스트레칭 위주로 진행한다고 하네요. 아이가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기를 좋아한다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거나 쉬운 기본 동작 위주로 율동을 익히는 유아 발레 프로그램을 선택해보는건 어떨가요?
수영
수영은 골격을 키울 수 있으며 지구력과 근력이 좋아져 몸을 균형감 있게 잡아주는 운동이에요. 다양한 운동 종목 중 아주 어린 나이에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유아 수영 클래스에 가보면 생후 6개월 무렵 아이도 종종 보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물을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물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은 엄마와의 애착이 탄탄하게 다져지고 난 다음인 4세 무렵을 수영을 배우는 적기로 본다고 해요.
워터파크나 스파 등 공간에서 아이가 물놀이를 충분히 즐기고 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유아 수영을 서서히 시작해볼 만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영법을 배우기보다 물에 공을 띄워놓고 갖고 노는 등 물놀이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며, 5~6세부터 본격적인 영법을 배우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수영장 대부분이 약품 소독을 하므로 아토피 피부염 등 피부가 민감한 아이라면 약품 없이 수질을 따로 관리하는 유아 전문 풀장을 찾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미술
미술은 의사소통이 서툰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낙서나 그림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분출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하며 눈과 손의 협응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창의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해요. 정서적으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고 하는데요. 아이가 제대로 색연필이나 크레파스를 쥐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기는 소근육이 어느 정도 발달하고 모방 능력이 생기는 5세 전후라고 하네요.
아이가 어설프게나마 사람이나 꽃, 동물 등의 묘사가 가능해지고 자신이 원하는 색깔을 골라 칠할 수 있다면 미술학원에서 이루어지는 미술교육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전 단계라면 가정에서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을 마음껏 그리고 미술놀이를 즐기며 흥미를 잃지 않게끔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네요. 방문 미술교육이나 아트스쿨, 문화센터 프로그램 등 미술 수업을 받을 수 있는 루트는 매우 다양한 편입니다. 단, 프로그램 및 비용, 시설이나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곳을 신중히 고르는게 좋겠습니다.
수학
아이가 엘리베이터를 탈 때 바뀌는 숫자에 관심을 보이거나 자동차 번호판, 길에서 접하게 되는 여러 숫자에 관심을 갖는다면 '하나, 둘, 셋'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는게 좋습니다. 보통은 생후 24개월이 지나면서 숫자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이 무렵 아이에게 공간감이 생기게 되면서 크고 작음, 많고 적음, 길고 짧음, 넓고 좁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므로 우리 주변의 다양한 사물을 통해 수학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게 좋겠습니다. 블록이 무너지지 않도록 균형감 있게 쌓아올린다거나 색깔, 모양, 크기에 따라 사물을 분류하고, 숫자를 따라 선을 그어보게 하며 서서히 생활 속에서 수학적 감각을 익히도록 도와주세요.
같은 색깔 장난감끼리 그룹을 지어보거나 비슷한 크기의 장난감을 나누어 담는 놀이도 좋다고 합니다. 보통 '수학' 하면 덧셈·뺄셈 등 사칙연산부터 떠올리는데 수학이야말로 논리적인 사고를 하기 위한 기초 학문임을 잊지 말세요. 단순 연산에 연연하기보다 크기와 양의 비교, 분류와 집합, 도형에 대한 이해 등 모든 것이 수학의 기초가 되므로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수학적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어느 정도 수 개념을 이해했다면 만 5~6세 무렵 덧셈과 뺄셈 익히기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시도해보세요.
영어
아이가 영어 동요를 흥얼거리거나 영어 책, 알파벳 놀잇감 등에 관심을 보인다면 영어교육을 슬슬 시작해도 좋다고 해요. 대개 만 5세 무렵 모국어의 기본 틀이 완성되므로 이 시기에 영어 등 외국어를 시작해도 괜찮다고 봅니다. 단, 아이가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영어 동요 CD를 들려주거나 영어 그림책을 보여주며 영어와 친숙해지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합니다.
만 5세 이전에 읽기나 쓰기를 목적으로 한 영어교육을 하면 모국어 습득을 저해하고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아이가 영어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즐거운 놀이처럼 접근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하네요. 한두 가지 교재를 사용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영어 그림책을 보여주고 라임이 있는 마더구스를 접하게 해준다면 아이는 영어를 좀 더 즐겁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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