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로그

젖지 않는 마음 - 나희덕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 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 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 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 내려
내 마음 시린 줄도 모르고 비에 젖었습니다
젖는 마음과 젖지 않는 마음의 거리
그렇게 먼 곳에서
다만 두 손 비비며 중얼거리는 말
그 무엇으로도 돌아오지 말기를
거기에 별빛으로나 그대 총총 뜨기를
-
<부치지 않은 편지> 정호승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
Read More
-
<종소리> 황금찬
종소리 - 황금찬 종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울어보리라 지금 이 밝아오는 내일의 여명 앞에 나는 종이 되어 울어보리라 어둠을 지켜온 모든 어제의 눈들 그 눈들의 그늘에 한 줄기의 빛이 되어 ...
Read More
-
<그대 잘 가라> 도종환
그대 잘 가라 - 도종환 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소리없이 그러나 오래오래 흐르는 강물을 따라 그댈 보내며 이제는 그대가 내 곁에서가 아니라 그대 자리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다는 걸 안다 ...
Read More
-
<새해의 기도> 이성선
새해의 기도 - 이성선 새해엔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가장 맑은 눈동자로 당신 가슴에서 물을 긷게 하소서 기도하는 나무가 되어 새로운 몸짓의 새가 되어 높이 비상하며 영원을 노래하는 악기가 되게 하소서 ...
Read More
-
<젖지 않는 마음> 나희덕
젖지 않는 마음 - 나희덕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 끝에 쟁쟁...
Read More
© since 2008 Venus Cosmetic Surgery Clinic. All rights reserved.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