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고 헤매다가 경찰의 도움을 딸을 만나게 된 치매 할머니의 사연이 있습니다.
2014 9월 18일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부산지방경찰청에 지난 15일 오후 2시 서구 아미파출소로 "할머니 한 분이 보따리 두 개를 들고 한 시간째 동네를 서성인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경찰관의 질문에도 "딸이 아기를 낳고 병원에 있다"는 말만 반복할 뿐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던 할머니는 보따리만 껴안고 하염없이 울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은 당시 슬리퍼를 신고 있었던 할머니 차림새로 미루어 인근 동네 주민일 것으로 판단해 할머니를 아는 주민을 찾아 나섰습니다. 수소문 끝에 할머니를 아는 이웃이 나타났고 경찰은 6시간 만인 오후 8시 할머니를 딸이 입원한 부산진구의 한 병원으로 안내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할머니는 딸을 보자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어서 무라(어서 먹으라)"는 말과 함께 푼 보따리 안에는 출산한 딸을 위해 준비한 미역국, 나물반찬, 흰 밥, 이불 등이 있었습니다. 온전치 못한 정신에도 자신을 위해 미역국을 품에 안고 온 엄마를 본 딸은 펑펑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부산 경찰은 이 사연을 '치매를 앓는 엄마가 놓지 않았던 기억 하나'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