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은 유행이 없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분야의 발전은 너무도 빠른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Web 2.0 시대라고 해서, 정보의 개방성과 개인화 되고 있습니다.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 앞으로의 시대는 정보의 개방으로 이 세상의 진실이 밝혀 질것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세상의 모든 정보가 공개된다면 정말 진실이 정의가 되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비단 정보통신 분야뿐 아니라, 의학에 있어서도 개방화, 개인화가 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의학은 유행하는 것은 없으며, 다만 시기별로 이슈가 되는 것들이 있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근거 중심의 의학은 과학이며, 과학은 그때 그때 변화되지 않습니다.
지방흡입을 하는 의사로서, 요즘 유행은 워터젯인데 왜 구식의 방법인 손으로 지방흡입을 하느냐고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학술적으로 워터젯 지방흡입술에 대한 논문을 검색해보면, 적절하게 비교되지 않은 60케이스 정도의 인원으로 수술 후 멍과 통증이 더 적었다는 논문 한편뿐입니다. 레이저 지방흡입술 또한 레이저가 결과를 더 좋게 한다는 논문 보다는 다만,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이용 할 수도 있다는 논문들이 대다수입니다.
새로운 기계가 나왔다면 그 방식이 좋은 방식일까요?
좋은 기계가 나와 지방흡입 결과를 호전 시킬 수가 있다면, 이를 증명 할 수 있는 논문이 나와야 하고, 그때까지 그 방식은 하나의 새로운 시도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새롭게 지방흡입을 배우시는 선생님들에게는 기계가 더 쉽게 지방흡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라는 믿음으로 비싼 기계를 구입하신 뒤에, 오히려 기계가 지방흡입을 더 어렵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방식을 연구 개발하고 테스트 하는 것이 나쁜 행동은 아니며,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생각 하지만은요……
시술부위나 환자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기구와 시술방법을 선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사들이 유행이나 마케팅차원에서 여러 지방흡입 기구를 유행시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현대 의학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증명되었으며, 또 대부분의 환자들이 수술이 되고 있는 방식은 투메슨트방식으로 마이크로 카눌라를 사용하여 석션기의 힘으로 지방흡입을 하는 것입니다. 5000 케이스, 3000 케이스 보고 논문들은 거의 손으로 하는 매뉴얼 지방흡입 논문들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투메슨트 지방흡입을 제대로만 한다면, 출혈의 위험은 거의 없습니다. 또한, 가는 구경의 카눌라로 충분한 양의 지방을 제거 할 수 있다면, 울퉁불퉁해질 위험도 거의 없습니다. 지방흡입술의 결과는 사후관리로 호전되지 않으며 비싼 기계를 사용하는 사후관리에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석션기의 힘을 빌리지도 않고 시린지의 음압을 이용하여 손으로 하는 지방흡입을 고집하시는 외국의 대가 선생님들도 계십니다.
개인적으로 지방흡입의 결과는 가는 관으로 충분한 양을 얼마나 끈기있게, 매끄럽게 흡입하는 의사의 실력과 체력과 마인드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이 글이 대다수의 말없이 꾸준하게 새로운 기계를 테스트 하시고, 연구하시며, 지방흡입을 잘 하시고 계신 선생님들께 누가 되지 않을까 죄송스럽습니다.
[ 비너스의원 원장 정원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