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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4 07:51

<지우개> 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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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 임지현

 

 

해와 달 틈서리에 서서

나는 지우개가 되었습니다

 

해를 지우고

달을 지우고

밝음과 어둠을 지우기를

반복했지만,

 

지워지는 건

나 자신임을 알았습니다

 

사시사철 이러다간

뼈와 살이

 

하나도

안 남겠지만,

 

지워져야 하는 까닭으로

여기 그냥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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