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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2014.09.11 11:37

커피 스노브들의 커피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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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이제 우리 생활에 필수가 되었답니다.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정착이 되었어요. 식문화 관련 다양한 이슈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음식 콘텐츠가 소비되는 방식을 고찰한다고 합니다. 맹목적인 믿음과 불신을 지양하며 더 나은 '맛'과 즐거운 식사를 찾아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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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스노브(Coffee snob)

'커피 스노브(Coffee snob)'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최근 해외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로 직역하자면 '커피 속물'. 하지만 속물을 뜻하는 단어 '스노브'가 교양 있고 세련되며 까다로운 취향에, 그것을 알게 모르게 뽐내는 사람을 통상적으로 지칭하는 것과 비슷하게 '커피 스노브'는 커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교양을 갖추고 아무 커피나 마시지 않는, 까다로운 취향의 커피 마니아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요즘은 커피를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분들보다 어디커피 어디커피 맛 좋더라 하면서 커피에 대한 지식과 맛을 알고 드시는 까다로운 커피취미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아졌답니다.



온라인 신조어사전 'Urban Dictionary'에서의 커피 스노브들(?)의 정의
스타벅스나 던킨도넛 등의 커피는 거들떠도 안 본다고 해요. 브랜드 커피보다 나만의 커피를 지향하는거겠죠.  추출한 지 오래된 커피를 마시느니 차라리 물을 마신다고 할 정도랍니다. 로컬 로스터리를 애용하며 인스턴트커피를 포함해 미리 갈아놓은 원두 제품은 질색한다.'고 풀이하고 있다고 해요. 물론 이 정의는 매우 기본적인 것으로, 내 취향을 아는 단골 바리스타가 있다고 하네요, 커핑(커피 감별)에 참여한다고 한다니 커피마니아답네요, 나만의 커핑 스푼을 가지고 다닌다 등등 수많은 특징이 추가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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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로스터리 카페 열풍이 불고 있어 '핫 플레이스'라고 하는 골목마다 새로운 로스터리 카페가 들어서고 주말이면 '커핑 모임'도 왕왕 열린다고 합니다. '커피 스노브'라는 말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커피 스노브'스런 커피 마니아는 많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10여 년 전 유행한 '된장녀'라는 말이 있죠?. '능력도 안되면서 비싼 명품만 좋아하는 허영녀'를 지칭하는 이 불쾌한 단어의 상징은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테이크아웃 잔을 한 손에 든 여자였다고 해요. (커피에 '허영'이라는 혐의를 붙인다면 무려 1938년도, 광복도 되기 전에 '낙엽 태우는 냄새에서는 갓 볶은 커피 냄새가 난다'던 시인 이효석이 된장남의 원조 격이다.) 도대체 언제적 단어인가 싶지만, 정말 놀랍게도(!) 아직까지도 스타벅스 등에서 커피를 사 마시는 여자들을 그렇게 보는 시선이 있다고 합니다. 대중의 이미지이죠.



이는 '커피값이 밥값보다 비싸다'는 명제에 기인하는데, 사실 거의 언제나 커피는 밥값보다 비쌌다고 합니다. 1902년, 커피 애호가이던 고종의 후원으로 문을 연 손탁호텔의 커피숍은 물론 60~80년대 다방 시절에도 커피는 밥값보다 비쌌다고 해요. 이는 당연하게도 원두 원가로만 계산하면 억울한, 여유로운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다 커피가 기호식품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스타벅스 커피는 커피도 아니라고 무시하는 커피 스노브, 그리고 스타벅스는 사치라고 말하는 사람들, 이 양극단 사이에는 세계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가장 많은 도시라는 현실이 있어요. 비율로 따지자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커피 스노브'나 '커피=된장녀' 이슈보다도 더 들여다보고 분석해봐야 할 것이 바로 스타벅스가 득세하는 현실 아닐까 싶다고 합니다.



서울은 세계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가장 많은 도시라고 합니다. 300여 개가 넘는다고 해요. 1999년 이화여대 앞에 처음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섰을 때만 해도 본사 측에서도 한국 시장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니 스타벅스도 예측하지 못한 큰 성공을 거둔 것입니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는 비단 스타벅스만이 아니고요. 국내 자본의 엔제리너스, 카페베네 등은 매장 수가 스타벅스보다 더 많으며 그 밖의 커피 프랜차이즈 수는 셀 수가 없다고 합니다. 온 나라가 카페 천지가 된 주된 원인 중 하나는 사실 커피 자체보다도 이야기를 나누거나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장소가 없다는 것에 있어요. 누구는 유럽 학생들이 공원에 모여 시간을 보낼 때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카페로 모여드는 근본적 이유가 그들이 마음 놓고 갈 공원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 분석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대학가 주변은 온통 번잡한 상권일 뿐이고 그나마 대학 잔디밭도 새로 증축하는 건물들로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인거죠. 회사원이나 주부도 갈 데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어른들에게 혼자 조용히 휴식을 취하거나 동료와 이야기 나눌 곳이 마땅히 어디 있는가?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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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카페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살롱' 역할을 했다고 해요. '살롱'의 원조인 프랑스는 물론이거니와 17세기 영국에서는 '커피하우스'가 인기라 그야말로 모든 영국 남자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며 눌러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정치, 사회, 경제 이야기가 오가서 커피하우스는 '1페니짜리 대학'이라 불리기도 했고 영국 주부들은 남편이 밤에 '남자 노릇' 못하는 것이 다 커피하우스 때문이라며 정부에 탄원서를 냈다고 합니다. 실제로 '커피하우스' 금지령을 내린 역사도 있다고 하니 대화를 나누고 쉴 곳을 찾는 사람들로 인해 커피는 대중화가 되었나봅니다.



그래도 역시, 우리나라는 카페가 너무 많답니다. 그렇다면 망하는 카페 프랜차이즈도, 성공하는 프랜차이즈도 많은데 유독 우리나라에서 스타벅스가 강세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알아볼께요.  첫 번째로 우리나라의 친미 성향을 들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이라는 이미지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사람들에게 호감을 산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맛있는 커피를 찾아 먹고 싶더라도 그것이 쉽지 않죠. 도심은 비싼 임대료 때문에 작은 로스터리 카페가 들어서기 힘들고, 또 슬프지만 작은 로스터리더라도 프로페셔널한 곳도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로스터리를 낭만적으로만 보는 아마추어리즘 자영업자가 꽤 있다. 세 번째 이유는 가장 슬픈데, 어떤 사람들은 스타벅스가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합니다. 에스프레소를 한 컵 더하고 우유를 저지방으로 바꾸거나 크림을 추가하고 바닐라파우더를 더하는 등 자신이 원하는 대로 주문할 수 있는 스타벅스가, 자기 존재를 드러내고 증명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인 것이라는거죠. 얼마나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낼 곳이 없는 나라이길래… 문득 커피 스노브라는 말도 뭐도 다 멀게만 느껴지네요. 스타벅스란 곳이 커피의 허영을 부축인건 맞는 듯 싶어요. 하지만 요즘 커피마니아들은 커피 잘 뽑는 로스터리 까페도 한 둘 알고 있답니다. 멋진 커피스노브가 되어보는 것도 현대인으로서 해보고 싶은 마니아층놀이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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