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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은 듯이 아물 날 - 이정하

 

 

 

살다보면 잊을 날도 있겠지요

잊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무덤덤해질 날은 있겠지요

그때까지 난 끊임없이 그대를 기억하고 그리워 할 것입니다. 

 

 

잊기 위해서라 아니라

내 안에 간직하기 위해서 살다보면 더러 살 만한 날도 있겠지요

상처받은 이 가슴 쯤이야 씻은 듯이 아물 날도 있겠지요

그때까지 난 함께 했던 순간들을 샅샅이 끄집어 내어

내 가슴의 멍자욱들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그대가 그리워서가 아니라

그대를 원망해서도 아니라

그대에 대해 영영 무감각 해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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