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황금찬

by 1500947240 posted Jan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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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 황금찬   

 

 

종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울어보리라

 

지금 이 밝아오는

내일의 여명 앞에

나는 종이 되어 울어보리라

 

어둠을 지켜온

모든 어제의 눈들

그 눈들의 그늘에

한 줄기의 빛이 되어

빛나고 싶어라

 

아침 영창에

찾아오는 광명을

나의 마음으로 하고

그 마음을 어느 거점에

보내고 싶어라

 

황혼에 돌아오는

지친 발걸음

그 길에 깔린

조약돌을 물리치고

한 송이의 꽃을 피워주고 싶다

 

내가 종이 되어 울 때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일 형제가 있을까

있다면 나의 벗이리

 

그러나 없으리라

내가 종이 되어 우는 뜻을

아는 이 없으리라

정녕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