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망록> 문정희

by 1500947240 posted Jul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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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